2007년 01월 19일
The Nightmare

몇 일전에 엄청난 꿈을 꾸었다.
사실은 그 때 일어나서 바로 그 꿈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을 해볼려고 했는데 부질 없는짓 같아서 그냥 두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너무 호러틱하고 컬트적인 꿈이어서 쉽게 잊혀지질 않는다. 내용은 이제 선명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기분 나쁜 이미지들은 아직도 내 뇌리속에 정확하게 자리를 잡고 눌러 앉았다.
큰 카테고리는 '타인을 관철 시키려는 나 자신과 이해할 수 없는 우리 인류의 태생과 라이프 스타일'쯤 되겠다.
꿈속에서 나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영화 제목은 기억할 수 없고 잔잔한 드라마였던것 같다.
큰 카테고리는 '타인을 관철 시키려는 나 자신과 이해할 수 없는 우리 인류의 태생과 라이프 스타일'쯤 되겠다.
꿈속에서 나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영화 제목은 기억할 수 없고 잔잔한 드라마였던것 같다.
내심 맘에 들어 하고 있었고 계속 흥미롭게 영화를 지켜 보고 있는데 바로 옆좌석의 한 남자가 코를 골며 자고
있는게 아닌가? 상상을 해도 알겠지만 재밌게 영화를 보는데 누군가 옆에서 코를 골고 있다고 상상해보아라.
이 얼마나 짜증나고 분통이 터지는 일인가. 몇번을 참다 못한 나는 그 남자에게 나 답지 않게 아주 호통을
내리쳤다. "공중 도덕을 지키라고는 하지 않겠다. 제발 영화관에서 만큼은 영화에 집중해달라." 남자의 반응은
기억에 없다. 그 직후, 나는 꿈속에서 다차원의 웜홀을 통과하여 전혀 다른 시공간에 와있었다. 아주 미니멀한
인테리어의 큰 세미나룸인데, 방전체가 통유리로 시원한 전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브라인더로 가려져 있었고
환한 조명 때문에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원탁의 기사들이 둘러앉아 서로 탁상공론을 내세웠
을법한 둥근 탁자에 스타트랙에 나오는 붉은 원피스를 입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나도 그 중 하나였지만
나는 깔깔이를 입고 앉아 있는것이 달랐다. 나는 극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열변을 토했다.

"인류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부터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당신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없지 않은가요? 여러분, 우리 인류는 하나의 '종'에 지나지 않는것
이 아닌가요? 혹자에게 나의 관점을 관철 시키고 시시비비를 따질 권리가 우리에게 있습니까?
서로 피해만 주지않으면 좋을듯 합니다. 흔히 하는 얘기를 따르자면 조물주가 심심풀이 찰흙으로 빚어
낸게 우리 인류라면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입니까? 집어 치우죠.
저는 단지 '다를' 수 있다는 권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대충 이런 말을 했었다. 정확하지는 않다. 그리고 몇몇 스타트랙 유니폼의 참가자들이 서로 심오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돌고래와 캥거루, 그리고 코끼를 예로 들어가며 내 논리를 옹호해 주기도 비판하기도 했으며 그 중에는
아주 화가난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뜬금없이 영화 이야기를 꺼낸다.
"저는 인류의 작품중에 두번째로 큰 스펙트럼과 영향력을 가진것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극장에서 하릴없이 기웃거리며 잠을 자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군요. 이것은 인류에 대한 모독
이자 영화에 대한 잔인한 살인입니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밝혀 내는데 고고학이나 생물학은 무의미합
니다.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창작입니다. 그 창작에 위축을 주는 이런 행위들은 강력히 규제되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잠이 오면 집에서 잠을 자면 될것이 아닙니까? 여자친구 혹은 남자
친구와 데이트 코스의 일환으로 극장을 찾은것이라면 애인과 정다운 대화를 하면 될것이 아닙니까?
굳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물론 그것이 옳다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중도덕을 어기는것
이 극장에서 자는것 보다는 훨씬 현명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이 끝나자 모든것이 사라지고 다시 극장으로 돌아왔다. 객석에는 나 혼자 남아있고 스크린에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다.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다음 상영을 위해 객석 사이를 바쁘게 오고가며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청소에 방해가 될까봐 나는 얼른 상영관을 뒤로하고 빠져나왔다.
꿈이 이게 끝이 아니다. 그 뒤로 자잘한 내용들이 많았는데 그것들은 아무리 기억을 하려고해도 기억이 안난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스스로 해몽을 하자면 '믿고 싶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과 의지를 나 자신에게 관철시키고
이해 시키고 싶은것 같다. 나 조차 알지 못하면 타인을 아는것은 불가능하니까, 나를 설득 시키지 못하면
인생의 네러티브가 진행될 수 없다.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더 늦기 전에 self-respect를 구축하라는 채근의 일환
으로 이 꿈을 보냈나보다.
# by | 2007/01/19 03:56 | 트랙백 | 덧글(0)



